2024년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 이후, KBO 사이드암 투수들은 ‘생존의 기로’에 섰습니다. 한때 한국 야구의 상징이던 옆구리 투구가 왜 갑자기 희귀해졌는지, 실제 구속·성적 데이터로 분석했습니다.
한때는 표준, 지금은 희귀종
임창용, 정대현으로 대표되던 시절, 사이드암은 KBO에서 결코 낯선 유형이 아니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도 10개 구단 중 6개 팀이 사이드암 선발투수(고영표·임기영·최원준·엄상백·한현희·이재학)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시기 일본 프로야구(NPB)는 12개 구단 중 단 2명만이 사이드암 선발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한국은 유독 사이드암이 많은 리그였습니다.
2024년, 판이 바뀌었다
흐름을 바꾼 결정적 계기는 2024년 도입된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입니다.
ABS 체제에서는 스트라이크존 판정이 좌우보다 상하 기준으로, 특히 존 상단에 관대하게 적용됩니다.
문제는 사이드암·언더핸드 투수의 공은 팔 각도상 궤적이 주로 좌우로 흐른다는 점입니다.
상하 움직임에 유리한 판정 기준 속에서, 좌우 무브먼트에 의존해온 사이드암 투수들은 구조적으로 불리해진 셈입니다.
숫자로 보는 정우영의 하락 곡선
LG 트윈스 정우영은 한때 임창용 이후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사이드암으로 불렸습니다.
| 시즌 | 평균구속 | 비고 |
|---|---|---|
| 2022 | 151km/h | 35홀드, ERA 2.64 (홀드왕) |
| 2023 | 148km/h | – |
| 2024 | 145km/h | – |
| 2025 | 145km/h | 4경기, 커리어로우 |
2022년 최고 157km/h까지 찍었던 강속구는 3년 만에 눈에 띄게 느려졌고, 2026년 시범경기에서는 제구 불안까지 겹쳤습니다.
구속과 밸런스가 함께 흔들리면서, 그의 사례는 사이드암 투수가 한번 무너지면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됐습니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이름, 고영표
KT 위즈 고영표는 ‘리그를 대표하는 옆구리 투수’로 꼽히는 몇 안 되는 생존자입니다.
2023년까지 최정상급이었던 그도 2024년 첫 부상을 겪었고, 2025년엔 11승 8패로 ‘기본’은 했지만 세부 기록은 예전만 못했습니다.
2026시즌 8월 기준 8승 6패, 평균자책점 3.88, 104⅓이닝, 111탈삼진, WHIP 1.18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같은 시즌 그는 ‘ABS 시대 최초 10승 잠수함 선발’이라는 타이틀에 다가섰고, 2025년에는 KBO 수비상으로 데뷔 후 첫 공식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비결은 기존 습관을 버린 데 있습니다. 낮게 던지는 데 강점이 있던 그는 ‘하이볼’을 적극적으로 섞으며 존 상단을 활용하는 법을 새로 익혔습니다.
여전히 남은 가능성
흥미롭게도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150km/h를 던지는 사이드암 유망주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구가 다듬어진다면, 구속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방증입니다.
결국 관건은 ABS 시대에 맞춰 구종과 로케이션을 얼마나 빨리 재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이드암 투수가 희귀해진 가장 큰 이유는?
A. 2024년 도입된 ABS가 좌우보다 상하 판정에 유리해, 좌우 무브먼트 중심인 사이드암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Q. 정우영의 구속은 얼마나 떨어졌나요?
A. 2022년 평균 151km/h(최고 157km/h)에서 2025년 145km/h로 떨어졌습니다.
Q. 고영표의 2026시즌 성적은?
A. 8월 기준 8승 6패, 평균자책점 3.88, 104⅓이닝, 111탈삼진을 기록했습니다.
Q. 2022년 KBO와 NPB의 사이드암 선발 수 차이는?
A. KBO는 10개 구단 중 6명, NPB는 12개 구단 중 2명이었습니다.
Q. 고영표는 어떻게 ABS 시대에 적응했나요?
A. 기존의 낮은 공 위주 스타일에서 벗어나 ‘하이볼’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151km/h에서 145km/h로, 6개 구단에서 소수의 생존자로. 사이드암 투수의 위기는 단순한 유행 변화가 아니라, 규칙과 판정 시스템이 투구 폼 자체의 생존 가능성을 결정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